진심이 담긴 기도

성경필사를 해야 하는 이유 (feat. 성경 이어쓰기 기도문)

pieonane 2023. 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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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신자인 부모님이 코로나로 연이어 돌아가시고 믿음없는 새내기 천주교 신자인 막내딸이 엄마가 끝내지 못한 성경필사를 이어쓰기 하면서 경험한 리얼 스토리입니다.

 

 


오늘 히브리서를 반복해서 읽다가 왜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애타게 보고 싶지 않은지 그 이유를 찾았어요. 부모님은 죽었지만 엄마의 필사를 이어 쓰면서 엄마의 믿음이 흘러 들어와 지금 이 순간에도 제게 여전히 말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믿음으로써, 성경책의 주인공이 내가 될 때 성경은 살아 숨쉬며 말을 건넵니다.

 

 


 

—  무엇을 찾느냐? (요한 1,38)

만신창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 뒤 아무것도 하지 않던 어느 날, 엄마 책상에 놓인 성경필사노트를 무기력하게 펼쳤어요. 노트는 엄마의 필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노트에 적힌 마지막 필사 날짜에서 엄마의 믿음을 보았어요. 엄마의 믿음에 예의를 갖추고 싶어 엄마가 끝내지 못한 필사를 이어쓰기 시작했어요.

 

 



—  와서 보아라. (요한 1,39)

이때부터 성경책이 말을 걸어왔어요.

 

 



—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개신교성경 요한 5,24)

엄마의 마지막 성경필사에서 성경은 말했어요. 부모님이 천국에 가셨다고. 

 

 



—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죽은 자들이 하나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듣는 자는 살아나리라. (개신교성경 요한 5,25)

엄마 성경필사를 이어쓰기 시작하자 성경은 말했어요. 죽은 자는 너라고. 죽어 있는 니가 지금 음성을 들을 때라고. 이렇게 시작된 이어쓰기는 이윽고 완성되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에게 볼펜을 한 묶음 선물 받았어요. 볼펜 이름은 '필사를 부르는 펜'이에요. 필사를 시작할 마음이 없었는데요. 필사를 부르는 펜이 볼펜 똥이 안 나와서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창세기 야곱의 죽음을 필사하다가 한 구절에 꽂혔습니다.

 


—  야곱은 자기 아들들에게 분부하고 나서, 다리를 다시 침상 위로 올린 뒤, 숨을 거두고 선조들 곁으로 갔다. (창세 49,33)

'다리를 다시 침상 위로 올린 뒤 숨을 거두고'

이 부분이 계속 맴돌았어요. 다리를 다시 침상 위로 올린 게 무슨 뜻이지? 죽기 전 무슨 힘이 있다고 앉아서 얘길 해? 앉아서 얘기하고 누워서 죽었다는 건가?... 꼬리에 꼬리를 물자 블랙홀에 빠진 기분이 들었어요. 집착하는 것 같아 생각하기를 멈췄습니다.

다음날 필사를 시작하자 또다시 그 구절에 마음이 머물렀어요. 아빠와 엄마는 마지막에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하다가 불현듯 부모님 돌아가실 때 꾼 꿈이 떠올랐어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나, 우리 세 명은 어떤 무서움을 피해 도망 다니다가 어두운 폐공장에 숨었어요. 갑자기 엄마 머리 위로 전구가 하나 켜졌습니다. 엄마는 전구 아래 빛을 받으며 똑바로 서 있었는데 눈을 감고 편안해 보였지만 얼굴이 창백했어요. 바닥에 엎드려 울부짖으며 거기 있으면 들킨다고 이리로 오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꿈쩍도 안 했어요. 엄마에게 가려니 다리가 땅에 자석처럼 들러붙어 움직이지 않았어요. 곧이어 아빠 머리 위에도 전구 하나가 켜졌고 아빠 또한 엄마와 같은 모습으로 전구 아래 빛을 받으며 서 있었어요.

 


꿈꾼 뒤 엄마가 먼저 떠나고 나흘 뒤 아빠도 떠났습니다.

갑자기 튀어나온 꿈을 마주하자 한없이 눈물이 쏟아졌어요. 부모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분께서 꿈으로 보여주신 걸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인데요. 곧이어 저는 바닥에 엎어졌고 마음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  내가 너에게 부모님 임종을 보여주지 않았느냐? 너는 왜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하느냐? 이제 나를 따라라. 이제 너를 온전히 봉헌해라.

 

 

 

 

 

 

 

마음이 담긴 기도

성경필사를 해야하는 이유
성경 이어쓰기 기도문

 

 

 

 

 

천주교 기도
성경 이어쓰기

 

우리의 삶이
말씀 안에 있기를 바라시는 주님

성령의 인도로
주님의 말씀을 옮겨 씀으로써
주님께 마음의 문을 열고
찬미와 감사를 드리오니
말씀 안에서 주님을 따르고 흠숭하며
구원의 은총과
당신의 큰 사랑을 체험하게 하소서

주님의 살아있는 말씀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니
말씀을 통하여 자유롭게 하소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니
날마다 말씀대로 
또한 말씀 안에서 살게 하소서.

말씀은 저희 마음을
가꾸어주고 새롭게 하오니
언제나 말씀 속에서 평화를 얻고
거듭나게 하소서.

사랑이신 주님의 말씀을 저희 삶 속에
나타내시어 해야 할 일을 알게 하시고
이웃을 사랑하게 하소서.

말씀을 사랑하는 삶으로
신앙 안에 하나 되어 믿음의 공동체로
부족함이 없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천주교 기도문
성경이어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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