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기록/일상에 스미는 것들

죽음을 향한 길 위에서 되새긴 믿음

피어나네 2025. 4. 22.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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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어?”

“뭘?”

“속보 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떠나셨어.”

오라버니의 갑작스러운 전화는 시간의 흐름을 멈추게 했습니다. 익숙한 목소리였지만, 담고 있는 소식은 낯설고 무겁게 다가왔어요. 잠시 침묵 끝에 조용히 말했습니다.

“그렇구나... 소식 전해줘서 고마워.”

 

 

 

 

일상에 스미는 것들

죽음을 향한
길 위에서
되새긴 믿음

 

 

 

 

 

 

전화를 끊고 매일미사에 꽂아두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2025년 희년 기도문을 조심스레 꺼내 들었어요. 2025년을 시작하며 미사 때마다 반복해서 바치는 희년 기도가 오늘따라 유독 새롭게 다가옵니다. 익숙함 속에 스며든 희년 기도문이 이제는 영원으로 떠나신 그의 마지막 목소리처럼 가슴에 와 닿아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희년 기도문

 

2025년 프란치스코 교황 희년기도 천주교 희년 기도문 : 하늘에 계신 아버지, 우리 형제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믿음과 성령을 통하여 저희 마음에 부어 주신 불타는 사랑으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리라는 복된 희망을 저희에게 다시 일깨워 주소서. 악의 세력이 패배하고 아버지의 영광이 영원히 드러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확신에 차 기다리며 온 인류와 우주가 떨쳐 일어나도록 아버지의 은총으로 저희가 복음의 씨를 뿌리는 성실한 일꾼이 되게 하소서. 희년의 은총이 희망의 순례자인 우리 안에서 천상 보화를 향한 갈망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우리 구원자이신 주님의 기쁨과 평화가 온 세상에 흘러넘치게 하소서. 영원히 복되신 하느님께서는 세세 대대로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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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희년 기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
우리 형제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믿음과
성령을 통하여 저희 마음에 부어 주신
불타는 사랑으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리라는 복된 희망을
저희에게 다시 일깨워 주소서.
악의 세력이 패배하고
아버지의 영광이 영원히 드러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확신에 차 기다리며
온 인류와 우주가 떨쳐 일어나도록
아버지의 은총으로
저희가 복음의 씨를 뿌리는 
성실한 일꾼이 되게 하소서.
희년의 은총이
희망의 순례자인 우리 안에서
천상 보화를 향한 갈망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우리 구원자이신 주님의 기쁨과 평화가
온 세상에 흘러넘치게 하소서.
영원히 복되신 하느님께서는
세세 대대로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너희는 이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주민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의 희년이다. (레위 25,10)

 

 

천주교의 ‘희년’은 신자들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가 선포되는 성스러운 해입니다. 25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희년 외에도 교황이 특별히 선포하는 특별 희년도 존재하고요. 2025년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포하신 정기 희년입니다.

희년은 구약 성경 레위기의 규정에서 비롯된 전통으로 50년마다 노예가 해방되고, 빚이 탕감되며, 땅이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가는 회복과 자유의 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은총의 시간이에요.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요한 14,1)



저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요? 저는 지금 여기에서 희망의 순례자로 살고 있는 걸까요?... 이 생각 끝자락에서 이병호 빈첸시오 신부님 강론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지이며 우리의 목적지는 무덤, 죽음입니다."

처음에는 이 말씀이 다소 무겁고 두려웠지만 이제는 명확한 이정표처럼 다가옵니다.

아래 첨부한 희년의 정신 구약 신약 요약문은 저에게는 신앙의 나침반과도 같아요. 방향을 잃을 때마다 펼쳐보는 지도처럼, 지치고 흔들릴 때마다 펼쳐보게 됩니다.

 

 

 

이병호 빈첸시오 주교의
희년의 정신 요약본

 

희년의 정신 구약 요약본

이병호 빈첸시오 신부의 희년의 정신 구약 요약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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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의 정신 신약 요약본

이병호 빈첸시오 신부의 희년의 정신 신약 요약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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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 14,6)

 

 

말씀 안에는 회복이 있습니다. 과거를 끌어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있어요.

말씀 안에는 자비와 용서가 흐릅니다. 상처 입은 마음을 싸매고 서로를 사랑으로 품을 수 있는 따뜻함이 있어요.

무엇보다 말씀 안에는 여전히 희망이 살아 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로마 6,8)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일 전, 마지막 부활절 메시지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그리고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이
평화는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과 함께,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그리고 타인에 대한 존중 없이 평화는 없다"는 그의 마지막 부활절 메시지가 마음 깊은 곳에 잔잔한 울림을 남깁니다.

 


아버지, 
이 땅에서 평화를 향한 여정을 걸어가신
프란치스코에게
하늘나라의 문을 활짝 열어주시고
그가 남긴 사랑과 희망의 씨앗이
저희 안에서 
더 깊은 순례로 이어지게 하소서.

이제 당신 품으로 돌아간 
프란치스코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소서.
아멘.

 

 

저는 이 땅에서 이방인일 뿐 제게서 당신 계명을 감추지 마소서. (시편 1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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