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정을 앞두고 지혜를 얻기 위해 새벽 미사에 갔습니다. 강론 중에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들을 수 있으려나 기대했지만 강론 대신 묵상 시간이 주어졌어요. 그래서 오늘 독서와 복음을 천천히 여러 번 읽고, 숲길을 산책하면서 묵상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분심만 차오르고 아무 것도 와 닿는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요즘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되새기는 3가지를 중얼거리며 그분을 모시고 함께 걸었습니다.
예정에 없이 긴 코스를 걷고 돌아나오는 길목에서 아저씨 두 분이 말씀하셨어요.
"앞에 가는 사장님, 정말 잘 걸으시네요!"
걷는 속도가 비슷해서 긴 구간을 함께 걷고 있었나 봅니다. 처음에는 저한테 하는 말씀인 줄 몰랐어요. 왜냐하면 저는 다리와 허리가 불편하거든요. 게다가 여자인 걸 아시고 놀라시는 모습에 무척 신기했습니다.
곧이어 오늘 복음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마태 9,22)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믿음을 갖고 용기를 내어 씩씩하게 걸어가라고 말씀해 주신 것처럼 느껴져서 기뻤어요. 그 걸음걸이를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필리 4,13)
우리의 작은 행동이나 말 한 마디가 타인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믿습니다.기쁜 마음으로 섬기며 의탁하도록 도와주심에 감사합니다.
기쁨은 믿음에서 온다
의탁의 힘
믿고 맡기는 순간
시작되는 기쁨
- 그분과 함께 있기 위한 묵상 포인트 3가지
- 의탁을 청하는 기도
의탁의 기도 (샤를 드 푸코)
로리카 기도 (성 패트릭의 흉갑 기도) - 의탁에 관한 시
주여 저는 (나태주)
마음의 구멍 (구상)
그분과 함께 있기 위한
묵상 포인트 3가지
- 따름은 전부를 요구한다.
나를 포기하고 충실한 종의 모습으로 섬기며 죽기까지 순종한다. - 하루에 '아버지' 이름 만 번 부른다.
저 또한 당신과 지금 여기에 있다고 응답하며 언제 어디서나 그분과 함께 걷는다. - 생각을 멈추고 성호경 긋는다.
분심으로 가득찰 때 생각을 멈추고 성호경을 그으며 다시 고요함 속에 머무른다.
기도 속에서 발견하는 믿음
의탁을 청하는 기도
의탁의 기도 (샤를 드 푸코)
아버지,
이 몸을 당신께 바치오니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저를 어떻게 하시든
감사드릴 뿐
저는 무엇에나
준비되어 있고
무엇이나
받아들이겠나이다.
아버지의 뜻이
저와 모든 피조물 위에
이루어진다면
이밖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나이다.
로리카 기도 (성 패트릭의 흉갑 기도)
그리스도 나와 함께
그리스도 내 앞에
그리스도 내 뒤에
그리스도 내 안에
그리스도 내 아래
그리스도 내 위에
그리스도 내 오른쪽에
그리스도 내 왼쪽에
그리스도 내가 누워있는 곳에
그리스도 내가 앉아있는 곳에
그리스도 내가 일어나는 곳에
그리스도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가슴속에
그리스도 나에게 말을 하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입속에
그리스도 나를 보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눈속에
그리스도 나의 말을 듣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귓속에
Lorica Prayer (St. Patrick's Breastplate Prayer)
Christ with me
Christ before me
Christ behind me
Christ in me
Christ beneath me
Christ above me
Christ on my right
Christ on my left
Christ when I lie down
Christ when I sit down
Christ when I arise
Christ in the heart of every man
who thinks of me
Christ in the mouth of everyone
who speaks of me
Christ in every eye that sees me
Christ in every ear that hears me
시 속에서 발견하는 믿음
의탁에 관한 시
주여, 저는 (나태주)
주여, 저는 사랑하고
괴로워하나이다.
괴로워하고 또
사랑하나이다.
장독대에 즐비한
장독들
가운데서도 금이 가고
귀떨어진 소금항아리,
고쳐 쓰시든지
버리시든지
뜻대로 하소서.
마음의 구멍 (구상)
내 마음 저 깊이 어디
한 구멍이 뚫려 있어
저 허공과
아니 저 무한과
저 영원과 맞닿아서
공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는
그곳으로부터
신기한 바람이 불어온다.
신비한 울림이 울려온다.
신령한 말씀이 들려온다.
나는 어린애가 되어
말 이전의 말로
이에 응답할 제
온 세상 모든 것이
제 자리서 제 모습을 하고
총총한 별이 되어 빛을 뿜으며
나는 나의 불멸을 실감하면서
삶의 덧없음이 오히려 소중해지며
더없이 행복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