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수도원 2

성당에서 만난 십자가의 길

산에서 찾은 작은 깨달음산에 오를 때 사찰이 보이면 꼭 들르곤 했어요. 불교 신도는 아니지만 대웅전 외벽을 둘러싼 10개의 그림 심우도(십우도)를 구경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사찰마다 각기 다른 심우도가 그려져 있어 그 차이를 찾아보는 게 마치 작은 탐험처럼 느껴졌어요. 심우도는 잃어버린 소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깨달음을 향한 인간의 길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한 그림으로만 보였지만 다양한 심우도를 접하면서 그 안에 담긴 의미가 서서히 와닿기 시작했어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또 다른 길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또 다른 인간의 길을 만났습니다. 무언가에 이끌려 성당에 들어갔다가 천주교 신자들이 함께 바치는 십자가의 길을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벽에 걸린 14개의 십자..

걷고 싶은 길 2025.03.21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 십자가의 길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휴식과 묵상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저는 가끔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을 찾습니다. 그곳에 발을 내딛는 순간,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어요. 고요한 분위기와 평온한 풍경 속에서 마음이 자연스럽게 차분해지고, 조용한 방에서 성경을 읽으며 말씀을 생각하는 시간은 영혼을 맑게 정화해 줍니다.아무도 없는 성당에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그분과의 대화에 집중하는 순간도 참 좋아요.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십자가의 길에서 그분의 고통과 사랑이 조금이나마 더 가까이 느껴지니까요. 십자가의 길이 끝나면 어느새 마음속에 깊은 평온함만 남습니다.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과 그분을 마주할 수 있는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은 영혼을 재충전할 수 있는 아름다운 쉼터예요. 이곳에..

걷고 싶은 길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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