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수학 선생님이셨습니다. 어느 날 문득, 가능하다면 죽기 전에 머릿속에 든 지식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 주고 떠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 말씀을 계기로, 픽사베이에 계정을 만들어 엄마가 찍은 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지 카메라 셔터 소리가 좋아 취미로 찍은 사진이었지만, 제가 보기엔 멋지고 훌륭한 사진이 많아서 외장하드에만 잠들어 있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거든요.
다운로드 수가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함께 자축하며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어요. 엄마는 늘어나는 다운로드 숫자를 볼 때마다 놀라워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피어나네에서 공유하는 말씀카드도 엄마가 돌아가신 후, 어느 날 문득 엄마 사진으로 만들면서 시작되었네요.
일상에 스미는 것들
엄마의 시선 따라
이어지는 길
사진 사용 요청
그리고 감사의 인사
얼마전 픽사베이 피어나네 계정을 통해 공유한 사진을 사용해도 괜찮겠냐는 메세지를 받았어요. 그 사진들은 돌아가신 엄마가 찍으신 것이고 사용해도 좋다고 답장을 했는데 뜻밖에도 진심 어린 감사 인사가 돌아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전해진
엄마의 시선과 마음
엄마의 시선과 마음이 담긴 사진이 세상 어딘가 전혀 모르는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순간으로 전해졌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마음과 마음의 연결
엄마는 돌아가셨지만 엄마의 사진을 통해 엄마의 마음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와 연결되고 있구나... 생각합니다.
거저 주면 전해지는
사랑이 담긴 마음 하나
사랑은 나누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퍼지고 확산되는 에너지라는 말이 떠올라요. 사랑이 담긴 작은 마음 하나가 나와 닿지 않는 누군가에게도 닿을 수 있다는 이 사실을 통해, 자연스럽게 천주교의 통공 교리를 되새기게 됩니다.
다시 돌아오는 기쁨
다시 시작하게 되는 용기
나눔이 사랑이 되어 다시 되돌아오는 지금 이 순간을 선물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사실 요즘 홈페이지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저에게 '통공'이라는 믿음이 잔잔하게 번지며, 크고 단단한 위로가 되어 다가옵니다.
나눔이 헛되지 않다는 믿음, 지금 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힘, 이 모든 것이 은총임을 고백합니다.
기쁘게 나누도록 마음을 움직여주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