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부탁을 들을 때면, 제 마음은 먼저 조용히 계산부터 시작해요. 지금은 바쁘고, 피곤하고, 굳이 내가 아니어도 될 것 같은 순간들 앞에서 마음이 자꾸만 한 걸음 뒤로 물러섭니다. 그렇게 물러서고 나면, 이상하게도 마음은 더 가벼워지기보다 오히려 조금 더 좁아진 채로 남아 있곤 해요. 오늘 복음을 읽으며, 양들을 두고 달아나지 않는 그 착한 마음 앞에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끝까지 곁을 지키는 그 마음이 얼마나 깊은 사랑인지... 사랑은 어쩌면 큰 결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앉아 있던 자리를 조금 내어주는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어요. 나를 지키려던 마음을 내려놓고, 다시 함께 걷는 쪽으로 마음을 돌리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나를 위한 믿음에서모두를 위한 믿음으로 문득 마음이 흔들릴 때, ..